3월 인턴, 4월 인턴, 그리고 술기

인턴 생활 두 달째에 접어들면서 느끼는 즐거움 중에는 술기에 관한 것들이 있다.
평생 처음 해 보는 술기를 글만 읽고 가서 성공할 때의 짜릿함이 있고, 예전에는 잘 하지 못했던 술기를 이제는 자신감 있게 성공해낼 때의 즐거움도 있다.
특히 혈관 술기는 해볼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눈에 띄기 때문에 보람이 있다.

#1.

인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3월 초에 있었던 일이다.
정규 시간에는 정맥주사팀에서 정맥 채혈을 해주시지만, 그 이외의 시간에 채혈을 해야 할 경우에는 인턴이 하게 된다.
재활의학과에 입원한 환자에게서 아침에 채혈할 일이 있었다.
인턴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채혈하는 일이라 혈관도 굵고 잘 만져지는 할아버지 환자분이셨음에도 불구하고 채혈에 실패했다.
내가 채혈에 실패하자 말을 하지 못하는 환자분이 내 명찰을 잡고 오랫동안 살펴보셨다.
옆에서 지켜보던 보호자는 내가 학생이 아니라 의사가 맞다는 점을 환자에게 확인시켜 주셨지만, 나에게 채혈받지 않고 정규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맥주사팀에게 채혈받겠다고 하셨다.
의사인데 간단한 채혈조차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고 창피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2.

마찬가지로 3월 초에 있었던 일이다.
기침보조기 교육 때문에 다른 병동에 갔다가 그 병동 인턴에게서 동맥혈 채혈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나 그때까지 나도 여러 번 시도해서 한 번 밖에 성공해 보지 못한 술기였기 때문에 차마 도와주지 못했다.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능력이 없어서 돕지 못했다는 사실이 나를 가슴 아프게 했다.

#3.

시간이 흘러 4월이 되었다.
본원 인턴 단체채팅창에 한 환자의 정맥관 삽관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올라왔다.
수술 준비를 마치고 당직실에 올라와서 쉬고 있던 나는 도우러 갔다.
막상 가 보니 소아 환자였기 때문에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환자가 협조적이어서 마음이 놓였다.
정맥관 삽관을 한 번에 성공하고 생리식염수로 확인한 뒤에 담당 간호사샘에게 말씀드리고 당직실로 돌아왔다.
혈관 술기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내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병동 인턴 생활과 수술장 인턴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술기를 경험해 보았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술기들도 있다.
지금까지 해 본 술기와 앞으로 하게 될 술기들을 한 번 정리해 보았다.

지금까지 해 본 술기

욕창 소독
수술 부위 소독
기관 캐뉼라 부위 소독
C-line 소독
동맥혈 채혈
정맥혈 채혈
A-line 채혈
C-line 채혈
혈액 배양을 위한 채혈
정맥관 삽관
케모포트 바늘 삽입
C-line 제거
심전도 검사
기관 캐뉼라 교체
Trans-tracheal aspiration
기침보조기 교육
L-tube 삽입
L-tube 제거
잔뇨량 검사를 위한 초음파 스캔
청결간헐도뇨
소변 배양을 위한 청결간헐도뇨
청결간헐도뇨 교육
도뇨관 삽입
도뇨관 제거
도뇨관 세척
락툴로스 관장
동의서 받기
광선치료 시술
엑시머 레이저 시술

앞으로 하게 될 술기

말초 동맥 확보
케모포트 바늘 제거
케모포트 바늘 교체
골수 생검 보조
흉관 제거
심폐소생술
복수 천자
요추 천자
손가락 관장

혈관 술기의 요령

동맥혈 채혈: 손목을 고정해 두고 요골동맥의 주행을 파악하고 맥박을 느끼면서 45도 각도로 찌른다.
정맥혈 채혈: 채혈할 혈관을 눈과 손가락으로 찾는다.
A-line 채혈: 별다른 요령이 없다.
C-line 채혈: 별다른 요령이 없다.
혈액 배양을 위한 채혈: 헥시딘으로 소독할 때에 베타딘을 깨끗이 닦아내어 혈관이 잘 보이게 한다.
정맥관 삽관: 굵고 직선인 정맥을 찾는다. 메디컷의 바늘과 sheath를 미리 분리해 본다. 말초 방향으로 비스듬히 피부를 당겨 고정하고 10도 각도로 찔러 피가 맺히면 sheath만 밀어넣는다.
케모포트 바늘 삽입: 별다른 요령이 없다.
C-line 제거: 환자에게 숨을 참게 한 상태에서 뽑아낸다.

다음 달에는 내과에서 인턴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술기들을 하게 될 것이고, 같은 술기를 하더라도 좀 더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하게 될 것이다.
힘들겠지만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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