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센터 자궁외과 인턴 후기

국립암센터 자궁외과

국립암센터에서는 다른 병원에서의 일반적인 과 구분을 따르지 않고 장기별로 센터를 구분지어 진료를 한다.
즉 일반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위암외과, 폐암외과, 자궁외과 등으로 부른다.
국립암센터의 자궁외과는 다른 병원에서의 부인과에 해당하며, 자궁 이외에도 난소, 나팔관, 질 등을 포함하는 부인과 종양을 다룬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자궁근종, 난소암, 외음부암 등을 수술로 치료한다.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다른 병원에서 들었거나, 혹은 더 큰 병원에 가서 수술받으라고 이야기 들은 환자들이 대개 국립암센터 자궁외과를 찾는다.
물론 이곳에서는 LLETZ(Large Loop Excision of the Transformation Zone), myomectomy와 같은 간단한 수술도 많이 하지만, explorative laparotomy 이후의 cytoreductive surgery, total/anterior pelvic exenteration와 같은 큰 수술을 많이 한다.

자궁외과 수술장 인턴

길게만 느껴졌던 한 달이 지나갔다.
나는 자궁외과 수술장 인턴이었고, 나의 7월은 곧 국립암센터 병원동 4층 수술장 11번방과 14번방이었다.

자궁외과에서는 아침에 시작해서 저녁에 끝나는 긴 수술들을 하루에도 여러 개씩 하는 일이 흔하다.
특히 수술장 인턴은 쉴 틈 없이 수술에 들어가며, 하루 종일 서서 수술을 보조하기 때문에 몸이 편하지 않았다.
지난 한 달 동안 정규시간(오후 5시) 이내에 수술이 끝난 적이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낮에는 몸이 피곤했고, 저녁에는 집에 잘 못 갔지만, 평생 해보지 못할 다양한 수술을 경험해 보았다는 것에 만족한다.
TAH+BSO(total abdominal hysterectomy+bilateral salpingo-oophorectomy) 수술에 내가 first assist로 참여했던 것은 그다지 신기한 편이 아니었다.
복강경 수술에 first assist로 참여한 수술들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RH+PALND(radical hysterectomy+paraaortic lymph node dissection)에서 scope을 잡았던 것이 기억에 남았다.
또한 배를 열자마자 아무리 석션해도 끝이 없는 점액질이 몇 리터씩 쏟아져 나오던 pseudomyxoma peritonei(복막의 가성점액종) 환자에 대한 고식적인 수술(palliative surgery; 일시적으로 병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수술)도 기억에 남는다.
이런 수술들은 내가 산부인과를 전공하지 않는 이상 평생 다시 해보지 못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수술을 보조한다고 하여 질병 자체에 대해 배우고 해당 수술의 차례를 외운 것은 아니다.
수술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본질적으로 고민하며 배울 수 있었고, 집도의를 보조하여 수술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눈치와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유익했던 한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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